원서를 읽을 줄 아는 여성들(?)만 암암리에 구해 보던 책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성경책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기록적인 판매량을 위협하는 책인지라 ‘상륙했다’라는
표현이 적절할 듯하다.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별칭을 가진 책, 바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다. 두 아이를 둔 40대 아줌마
작가의 농밀한 경험치가 묻어나는 성적 판타지 묘사는 지루한 침실에 누워 있는 엄마들의 엔도르핀을 분출시킨다. 조금 특별한 어떤
50가지로 말이다.
“그렇다면 오늘 밤 나와 사랑을 나눌 거란 의미인가요?”
세상에. 내가 방금 그 말을 입 밖에 낸 거야? 그의 입이 살짝 벌어졌지만 그는 재빨리 자신을 회복했다.
“아니, 아나스타샤, 그런 의미는 아냐. 먼저, 난 사랑을 나누지 않아. 섹스를 할 뿐이지. 그것도 거칠게. 두 번째, 서류 작업이 좀 더 남아 있어.
세 번째, 넌 아직 무슨 일에 휘말려들었는지 몰라. 지금도 도망갈 수 있어. 이리 와, 내 오락실을 보여줄 테니.”
그레이가 원하는 것은 사랑보다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이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53페이지 중
전 세계 침실을 유혹하는 그레이 스타일?
책의 제목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E. L. 제임스, 시공사)는 ‘회색’에도 50가지 다른 톤의 색상이 존재한다는 상징과 함께 똑같은 사랑 이야기에서도 여러 빛깔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섹스라고 읽거나 해석해도 되는 것이다. 맞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서는 다양하면서도 보다 노골적인 섹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단순히 기술을 알려주는 매뉴얼 북은 아니다. 가슴을 간질이는 로맨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있는 섹스는 그 어떤 것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치가 되어준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바로 그런 책이다. 스토리는 전형적인 할리퀸 로맨스 소설의 플롯을 가진다. 외모면 외모, 재력이면 재력, 성격이면 성격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남자주인공 크리스천 그레이(이하 그레이)는 완벽이란 단어를 열 번쯤 써야만 설명할 수 있는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다. 여자주인공 역시 이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책의 시작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시종일관 “무척 아름답다”라고 남자주인공으로부터 찬사를 받는, 이제 갓 스물하나가 된 앳된 아나스타샤 스틸(이하 아나)은 순진한 여대생이고 말이다.
뻔하디뻔한 이 이야기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여주인공 아나는 아픈 친구를 대신해서 청년 부호인 그레이를 인터뷰하게 된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레이는 아나에게 기이한 관심을 보이고, 아나 역시 예상보다 훨씬 젊고 잘생긴 그레이에게 끌린다. 하지만 자신과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며 애써 잊으려 한다. 며칠 후, 우연히 그와 만나게 된 아나는 그레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사랑임을 깨닫고 그레이를 잡는다. 그러나 그레이가 원하는 것은 평범한 연인 관계가 아닌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이었기에 망설이지만 아나는 이내 은밀한 그 무엇을 선택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
렇다면 이 지점에서 그레이가 원하는 깊고 어두운 ‘그 무엇’에 전 세계 여성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숨어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무엇’이 바로 전 세계 여성들의 침실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그레이 스타일이 될 테니까 말이다. 더구나 방송국
임원으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40대 후반 주부 작가 특유의 두터운 경험치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성애 장면의 묘사는 그저 수위만 높은 것이 아니라 끈적일 정도로 농밀하다. 특히 그것이 완숙한 여인의 성적 판타지이기에 더욱
아찔하게 느껴진다.
“날 믿어?”
그가 속삭이는 소리로 물었다.
나는 눈을 휘둥그레 뜬 채 고개를 끄덕였다. 심장이 갈비뼈 바깥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고, 피가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온몸에 흘렀다.
그는 손을 내리더니 바지 주머니에서 은회색 실크 넥타이를 꺼냈다.
내 손목에 자잘한 무늬를 남겼던 은회색 넥타이였다. 그는 재빨리 움직여 내 위에 걸터앉더니 내 손목을 한데 묶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넥타이의 다른 끝을 하얀 철제 침대 머리 판 기둥 하나에 묶었다. 그는 제대로 잘 묶였는지 잡아당겨보았다. 나는 아무 데로도 갈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침대에 묶였고 무척이나 흥분했다.
그가 스르르 떨어져 나가더니 침대 옆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은 갈망으로 어두웠다. 얼굴에는 안도감과 뒤섞인 의기양양함이 떠올라 있었다.
“이게 더 낫군.”
그는 중얼거리며 다 안다는 듯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296페이지 중
장미 대신 채찍과 수갑, 쇠사슬을!
그레이 스타일을 단순히 회색 톤의 침실 인테리어라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제발 그러지 않았길 바란다. 왜냐하면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채찍과 수갑, 넥타이나 가터벨트, 쇠사슬 등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레이와 아나의 섹스는 SM(사도마조히즘)이다. 지배하는 그레이와 순종하는 아나가 은밀한 침실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나눈다. 왜곡된 성적 취향이지만 소설에서는 노골적이거나 폭력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서로를 원하는 남녀의 온기가 곳곳에서 묻어나며 배려로 넘쳐난다. 남성의 시각이 아닌 철저히 여성의 시각에서 그려졌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거친 관계가 나오지만 아슬아슬할지언정 거부감은 없다. 더구나 열다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엄마 친구에게 동정을 잃은 그레이의 불행한 과거의 한 자락은 왜곡된 성적 취향에 아련함마저 더해버린다. 한마디로 아픔과 상처를 가진 백만장자를 보살피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전통적인 로맨스 소설에 수위 높은 에로티즘을 섞은 후 속박이나 징벌 같은 변태적인 성적 취향으로 살짝 비틀어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이 소설이 가지는 가장 큰 경쟁력이다. 그야말로 야한 로맨스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발했다고나 할까. 제아무리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둥 재능이 결여된 샬롯 브론테라는 둥의 비난을 해도 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보통 야한 소설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 몰래 숨어서 보던 것과는 달리 이 책은 서점의 가장 좋은 자리에 수백 권씩 쌓여 진열돼 있을 뿐 아니라 지하철이나 해변에서도 당당하게 내놓고 읽는 상황이라고. 더구나 영국의 한 호텔에서는 객실에 성경 대신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비치하기로 결정해 화제를 모았으며, 이에 몇몇 종교 단체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이 호텔에 숙박 문의가 폭주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여자 혼자 숙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그것도 자위 기구를 준비해서 말이다.
영국의 출판사에서는 이 책의 홍보 카피를 ‘제2의 베이비붐을 이끌어낼 남자, 그레이’라고 만들었다는데, 현실에서는 자위 기구 등 성인용품 판매가 급증했다. 그것도 이 작품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회색’ 넥타이는 물론 안대나 밧줄 같은 각종 도구들이 포함된 일명 ‘그레이 세트’가 말이다. 왜 현대의 여성들은 장미꽃 대신 채찍과 쇠사슬에 이다지도 열광하는 것일까. 혹자들은 지친 알파 걸(Alpha Girl, 엘리트 여성)들의 새로운 힐링 코드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계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전율과 전통적 로맨스 코드가 주는 안도감의 조화로부터 가정과 사회에서 벌어지는 남성과의 경쟁에서 끊임없는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알파 걸들이 위로를 받는다는 것이다. 거기에 수컷성이 부족한 현대 남성들에게 실망하며 제대로 된 강력한 남자에게 보호받고 지배당하고 싶은 욕망, 즉 복종의 판타지까지 충족시켜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니냐고 말이다. 책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 제작설도 솔솔 나오고 있으니 이 열기는 한동안 계속 될 듯하다.
이 뜨거운 책이 한국의 여성들을 찾아왔다.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명성에 걸맞게 구매자의 75%가 30, 40대 여성들이라고. 책은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레이의 은빛 넥타이의 유혹은 이미 시작된 것 같다. 은밀하면서도 아찔하게, 비밀스러우면서도 뜨겁게 말이다.
ⓒ Michael Lionstar
저자 E. L. 제임스는…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웨스턴 런던에 거주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독자들이 사랑에 빠질 만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꿈이었으나 가족과 일에 집중하기 위해 잠깐 미뤄두었다. 그리고 40대가 돼서야 용기 내어 집필한 첫 번째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얼마 전까지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간부로 일하다가 지금은 전업 작가로 새로운 러브 스토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세상에. 내가 방금 그 말을 입 밖에 낸 거야? 그의 입이 살짝 벌어졌지만 그는 재빨리 자신을 회복했다.
“아니, 아나스타샤, 그런 의미는 아냐. 먼저, 난 사랑을 나누지 않아. 섹스를 할 뿐이지. 그것도 거칠게. 두 번째, 서류 작업이 좀 더 남아 있어.
세 번째, 넌 아직 무슨 일에 휘말려들었는지 몰라. 지금도 도망갈 수 있어. 이리 와, 내 오락실을 보여줄 테니.”
그레이가 원하는 것은 사랑보다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이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53페이지 중
전 세계 침실을 유혹하는 그레이 스타일?
책의 제목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E. L. 제임스, 시공사)는 ‘회색’에도 50가지 다른 톤의 색상이 존재한다는 상징과 함께 똑같은 사랑 이야기에서도 여러 빛깔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섹스라고 읽거나 해석해도 되는 것이다. 맞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서는 다양하면서도 보다 노골적인 섹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단순히 기술을 알려주는 매뉴얼 북은 아니다. 가슴을 간질이는 로맨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있는 섹스는 그 어떤 것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치가 되어준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바로 그런 책이다. 스토리는 전형적인 할리퀸 로맨스 소설의 플롯을 가진다. 외모면 외모, 재력이면 재력, 성격이면 성격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남자주인공 크리스천 그레이(이하 그레이)는 완벽이란 단어를 열 번쯤 써야만 설명할 수 있는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다. 여자주인공 역시 이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책의 시작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시종일관 “무척 아름답다”라고 남자주인공으로부터 찬사를 받는, 이제 갓 스물하나가 된 앳된 아나스타샤 스틸(이하 아나)은 순진한 여대생이고 말이다.
뻔하디뻔한 이 이야기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여주인공 아나는 아픈 친구를 대신해서 청년 부호인 그레이를 인터뷰하게 된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레이는 아나에게 기이한 관심을 보이고, 아나 역시 예상보다 훨씬 젊고 잘생긴 그레이에게 끌린다. 하지만 자신과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며 애써 잊으려 한다. 며칠 후, 우연히 그와 만나게 된 아나는 그레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사랑임을 깨닫고 그레이를 잡는다. 그러나 그레이가 원하는 것은 평범한 연인 관계가 아닌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이었기에 망설이지만 아나는 이내 은밀한 그 무엇을 선택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날 믿어?”
그가 속삭이는 소리로 물었다.
나는 눈을 휘둥그레 뜬 채 고개를 끄덕였다. 심장이 갈비뼈 바깥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고, 피가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온몸에 흘렀다.
그는 손을 내리더니 바지 주머니에서 은회색 실크 넥타이를 꺼냈다.
내 손목에 자잘한 무늬를 남겼던 은회색 넥타이였다. 그는 재빨리 움직여 내 위에 걸터앉더니 내 손목을 한데 묶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넥타이의 다른 끝을 하얀 철제 침대 머리 판 기둥 하나에 묶었다. 그는 제대로 잘 묶였는지 잡아당겨보았다. 나는 아무 데로도 갈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침대에 묶였고 무척이나 흥분했다.
그가 스르르 떨어져 나가더니 침대 옆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은 갈망으로 어두웠다. 얼굴에는 안도감과 뒤섞인 의기양양함이 떠올라 있었다.
“이게 더 낫군.”
그는 중얼거리며 다 안다는 듯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296페이지 중
장미 대신 채찍과 수갑, 쇠사슬을!
그레이 스타일을 단순히 회색 톤의 침실 인테리어라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제발 그러지 않았길 바란다. 왜냐하면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채찍과 수갑, 넥타이나 가터벨트, 쇠사슬 등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레이와 아나의 섹스는 SM(사도마조히즘)이다. 지배하는 그레이와 순종하는 아나가 은밀한 침실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나눈다. 왜곡된 성적 취향이지만 소설에서는 노골적이거나 폭력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서로를 원하는 남녀의 온기가 곳곳에서 묻어나며 배려로 넘쳐난다. 남성의 시각이 아닌 철저히 여성의 시각에서 그려졌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거친 관계가 나오지만 아슬아슬할지언정 거부감은 없다. 더구나 열다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엄마 친구에게 동정을 잃은 그레이의 불행한 과거의 한 자락은 왜곡된 성적 취향에 아련함마저 더해버린다. 한마디로 아픔과 상처를 가진 백만장자를 보살피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전통적인 로맨스 소설에 수위 높은 에로티즘을 섞은 후 속박이나 징벌 같은 변태적인 성적 취향으로 살짝 비틀어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이 소설이 가지는 가장 큰 경쟁력이다. 그야말로 야한 로맨스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발했다고나 할까. 제아무리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둥 재능이 결여된 샬롯 브론테라는 둥의 비난을 해도 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보통 야한 소설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 몰래 숨어서 보던 것과는 달리 이 책은 서점의 가장 좋은 자리에 수백 권씩 쌓여 진열돼 있을 뿐 아니라 지하철이나 해변에서도 당당하게 내놓고 읽는 상황이라고. 더구나 영국의 한 호텔에서는 객실에 성경 대신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비치하기로 결정해 화제를 모았으며, 이에 몇몇 종교 단체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이 호텔에 숙박 문의가 폭주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여자 혼자 숙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그것도 자위 기구를 준비해서 말이다.
영국의 출판사에서는 이 책의 홍보 카피를 ‘제2의 베이비붐을 이끌어낼 남자, 그레이’라고 만들었다는데, 현실에서는 자위 기구 등 성인용품 판매가 급증했다. 그것도 이 작품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회색’ 넥타이는 물론 안대나 밧줄 같은 각종 도구들이 포함된 일명 ‘그레이 세트’가 말이다. 왜 현대의 여성들은 장미꽃 대신 채찍과 쇠사슬에 이다지도 열광하는 것일까. 혹자들은 지친 알파 걸(Alpha Girl, 엘리트 여성)들의 새로운 힐링 코드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계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전율과 전통적 로맨스 코드가 주는 안도감의 조화로부터 가정과 사회에서 벌어지는 남성과의 경쟁에서 끊임없는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알파 걸들이 위로를 받는다는 것이다. 거기에 수컷성이 부족한 현대 남성들에게 실망하며 제대로 된 강력한 남자에게 보호받고 지배당하고 싶은 욕망, 즉 복종의 판타지까지 충족시켜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니냐고 말이다. 책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 제작설도 솔솔 나오고 있으니 이 열기는 한동안 계속 될 듯하다.
이 뜨거운 책이 한국의 여성들을 찾아왔다.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명성에 걸맞게 구매자의 75%가 30, 40대 여성들이라고. 책은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레이의 은빛 넥타이의 유혹은 이미 시작된 것 같다. 은밀하면서도 아찔하게, 비밀스러우면서도 뜨겁게 말이다.
ⓒ Michael Lionstar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웨스턴 런던에 거주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독자들이 사랑에 빠질 만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꿈이었으나 가족과 일에 집중하기 위해 잠깐 미뤄두었다. 그리고 40대가 돼서야 용기 내어 집필한 첫 번째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얼마 전까지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간부로 일하다가 지금은 전업 작가로 새로운 러브 스토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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